재테크

세일즈포스, AI와 인포매티카 인수로 날개 다나?

귤곰e 2025. 6. 30. 23:22

글로벌 CRM(고객관계관리) 시장의 절대 강자, 세일즈포스(Salesforce, CRM)가 또 한 번의 거대한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고객 데이터를 관리하는 것을 넘어, 기업의 모든 활동에 인공지능(AI)을 심는 'AI CRM' 기업으로의 대전환을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발표된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1분기 실적과 11조 원에 달하는 데이터 관리 기업 '인포매티카(Informatica)' 인수 발표는 이러한 야심찬 비전이 단순한 구호가 아님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세일즈포스가 그려나갈 AI 시대의 청사진과 월가의 뜨거운 시선, 그리고 투자자로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핵심 포인트를 깊이 있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숫자로 증명된 실적, 시장 기대를 뛰어넘다

세일즈포스의 저력은 무엇보다 견고한 실적에서 드러납니다. 2026 회계연도 1분기(2025년 2월~4월) 실적 발표는 월가의 예상을 가뿐히 뛰어넘으며 시장에 강한 자신감을 심어주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98억 3천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조정 주당순이익(EPS) 역시 2.58달러로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습니다. 이는 77%에 달하는 인상적인 매출 총이익률과 함께 회사의 강력한 재무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이러한 호실적을 바탕으로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기존 409억 달러에서 최대 413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는 사실입니다. 탄탄한 구독 및 지원 서비스 매출 성장세와 함께 65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영업 현금 흐름은 세일즈포스가 앞으로 펼쳐나갈 AI 전략을 뒷받침할 든든한 실탄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11조 원 빅딜, '인포매티카' 인수의 진짜 의미

최근 시장을 가장 놀라게 한 소식은 단연 80억 달러(약 11조 원) 규모의 인포매티카 인수 발표입니다. 이는 2021년 슬랙(Slack) 인수 이후 가장 큰 규모의 M&A로, 단순한 몸집 불리기를 넘어 세일즈포스의 AI 전략의 핵심적인 퍼즐 조각을 맞추는 결정적인 한 수로 평가됩니다. 인포매티카는 AI 기반 데이터 관리(MDM) 및 추출·변환·적재(ETL) 플랫폼 분야의 선두 주자입니다. 세일즈포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자사의 AI CRM과 인포매티카의 데이터 관리 역량을 결합하여, 업계에서 가장 완벽하고 지능적인 AI 및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습니다. 즉, 기업 내외부에 흩어져 있는 모든 데이터를 완벽하게 통합하고 관리함으로써, 자사의 AI가 더 정확하고 깊이 있는 통찰력을 제공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생성형 AI 시대의 경쟁력이 결국 양질의 데이터 확보와 관리에 달려있다는 점을 정확히 꿰뚫어 본 전략적 행보입니다.

미래 성장 동력 '에이전트포스', AI가 현실로

세일즈포스의 AI 비전이 집약된 결과물이 바로 '에이전트포스(Agentforce)'입니다. 과거 '아인슈타인 코파일럿'으로 알려졌던 이 솔루션은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챗봇을 넘어, 기업의 모든 업무 기능에 AI 에이전트를 배치하는 '디지털 노동력' 솔루션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공개된 'Summer '25' 릴리스에는 에이전트포스의 놀라운 기능들이 대거 포함되었습니다. 이제 에이전트는 공개된 웹의 정보까지 검색하여 답변의 정확도를 높이고(Web Search), 사용자가 이미지나 파일을 공유하면 이를 이해하고 업무에 반영하며(Multimodal Support), AI가 자동으로 데이터를 분류하고 태그를 지정하여(AI Tagging) 데이터 관리를 돕습니다. 또한 금융, 교육, 공공 부문 등 각 산업에 특화된 에이전트를 제공하여 맞춤형 솔루션을 구현합니다. 이미 3,000곳이 넘는 고객이 에이전트포스를 도입했으며, 관련 연간 반복 매출(ARR)이 9억 달러에 달한다는 점은 이 AI 전략이 이미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월가의 시선과 주가 전망

이러한 세일즈포스의 행보에 월스트리트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43명의 월가 애널리스트를 기준으로 세일즈포스는 '보통 매수(Moderate Buy)' 컨센서스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 중 37명이 '매수' 또는 '강력 매수'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12개월 평균 목표 주가는 352.62달러로, 현재 주가 대비 약 22.6%의 상승 여력이 있음을 시사합니다. 특히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상승세를 보인 것은 회사의 성장 전략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반영합니다. 물론 주가가 2025년 들어 다소 주춤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애널리스트들은 견고한 실적과 AI 모멘텀, 그리고 인포매티카 인수 시너지를 바탕으로 주가가 다시 한번 도약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투자 전 고려해야 할 기회와 리스크

세일즈포스 투자를 고려한다면 기회와 리스크를 균형 있게 살펴봐야 합니다. 가장 큰 기회 요인은 단연 독보적인 AI 및 데이터 플랫폼으로의 진화 가능성입니다. 한 번 도입하면 다른 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어려운 '높은 전환 비용'은 세일즈포스의 강력한 해자(垓子) 역할을 하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합니다. 그러나 리스크 요인도 존재합니다. 연간 8~10% 수준으로 다소 둔화된 성장률과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허브스팟 등 경쟁사들의 거센 추격은 부담 요인입니다. 또한, 11조 원에 달하는 인포매티카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조직 문화와 기술을 완벽하게 통합하는 과정(PMI)에는 상당한 실행 리스크가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투자자는 이러한 기회와 리스크를 충분히 인지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 AI CRM 시대를 이끌어갈 리더

세일즈포스는 CRM 시장의 리더라는 현재의 영광에 안주하지 않고, 인포매티카 인수와 에이전트포스라는 강력한 엔진을 장착하여 '엔터프라이즈 AI'라는 더 큰 시장을 향해 담대한 항해를 시작했습니다. 견고한 실적과 명확한 비전, 그리고 월가의 긍정적인 평가는 이 항해가 순조로울 것임을 예고합니다. 물론 경쟁 심화와 통합 리스크라는 파도를 넘어야 하지만, 모든 기업이 AI를 통해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세일즈포스가 차지하는 전략적 위치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세일즈포스가 어떻게 AI를 통해 기업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해 나갈지 주목해야 할 때입니다.